석양의 고목...16...

사진 속의 건물은 호주 빅토리아주 농촌에서 곡물을 저장하는 창고로 사용하는 'Silo'입니다.
실제로는 4-5층 건물 높이의 거대한 창고인데...
지금은 10년째 계속되는 가뭄에 지금은 속이 비어있답니다. ㅠ.ㅠ

잔가지들의 실루엣이 만들어주는 메마른 느낌과 함께
타는 듯 떠오르는 붉은 아침해는
계속되는 가뭄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특히 올해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많은 양은 아니지만, 적기에 비가 와서
들판의 곡식들이 푸르게 자라고 있었는데,
추석 몇일 전에 서리가 내리는 바람에 그만 많은 농작물들이 피해를 보았답니다.
(참고로, 이곳은 한국과 계절이 정 반대로, 지금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고 있으며 추수는 11월부터 시작한답니다.)

비록 지금은 비어있지만...
비록 가뭄으로 목말라하는 앙상한 나뭇가지들이지만...

오늘도 떠오르는 태양을 등지고,
묵묵히 일하는 농부들을 기억하며

언젠가는 저 Silo가 곡식으로 가득 채워지고
농부들의 마음이 소박한 미소로 채워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Olympus C-5050z, 1/1000s, F 2.6, ISO 64, Warracknabeal South, 2005년 8월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