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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글] 뒷뜰의 잔디 (2003년 5월31일 작성)

Story Board/준이네집 이야기

by hoon 2006. 9. 1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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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공부하는 서재에서 뒷뜰을 바라보면 꾀 넓은 잔디밭이 보인답니다.

어버지가 여기 계실 때 정말 열심으로 가꾸어 주신 잔디밭이지요.



일년 반이나 손을 보지 않은 잔디밭이라 처음엔 정말 볼품 없었는데...

우선 잔디 씨를 사다가 뿌려보았는데, 이곳이 정말 심한, (어떤 이의 말로는 100년만에 경험하는) 가뭄울 격고 있기 때문에 물을 많이 주기도 어렵고 해서 잘 자라지 못했답니다.

두번째엔 많이 자란 곳의 잔지를 조금 띠어다가 이식수술을...

첫 이식한 잔디들이 조금씩 성공의 기미가 보이자 아버님은 옆 공터의 버려진 잔디들을 캐오기 시작하셨습니다.

진작에 이렇게 할걸 괜히 씨 심느라 고생만 하고 시간 버리고...

씨 심는게 잘못 된 것은 아니었지만 잠시 후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이 아버지를 서두르게 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 지금 아버지가 심어주신 잔디가 정말 잘 자라고 있답니다.

고맙습니다.

잔디를 보며 몇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버려진 잔디를 이식하여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이 그 한가지인데, 왜 자구 내 자신의 과거가 생각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원을 망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버려 두는거라고 했던가요? 일년만 돌보지 않아도 잔디밭은 흉칙하게 변한답니다.하나님께선 우리를 늘 돌보아 주신다고 말씀해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잔디에 숨어있는 잡초들을 골라내기 시작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빈디아이'라는 번식력이 강하고 아주 날카로운 씨앗을 만드는 무서운 잡초가 뒷마당에서 3개나 아주 길게 자라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 잡초의 날카로운 씨앗은 별사탕에 사방으로 장미가시를 달아놓은 모양으로 자전거의 바퀴를 빵꾸낼 수 있을 정도로 날카롭고 아이들이 발에 찔리면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등 마을 사람들이 아주 싫어하는 잡초랍니다.

생각지도 못한 잡초가 부드럽게 보이는 잔디 사이에 버젓이 자라고 있었다는 점에...준이가 자주 맨발로 잔디를 밟고 다닌다는 점에...햇볕이 뜨거운 줄도 모르고 잔디밭을 훑고 또 훓었답니다.

우리들의 삶 속에도 이런 빈디아이가 숨어있지는 않는지 잘 훌터봐야겠습니다. 혹시 누가 압니까, 빈디아이를 잔딘줄 알고 물주며 열심이 키울지...저도 교인들이 가르쳐 준 다음에야 이 순박하게 생긴 잡초의 날카로운 가시를 볼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제 잔디깍는 기계를 고치면 이쁘게 잔디를 깍아줄 계획입니다.

몇일 전 풍성한 비가 와서 아주 뒷뜰이 초록빛 카펫처럼 변했는데...아버지가 보시면 참 좋아하셨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여러분의 마음 밭에도 하나님께서 풍족한 비를 내려주시길 기도하며 이만 줄입니다.

워락에서 유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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