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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글] 4년만의 한국방문을 돌아보며 2 (2004년 2월23일 작성)

Story Board/준이네집 이야기

by hoon 2006. 9. 1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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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랫동안 이번 한국방문을 기다리며 준비했었습니다.

약 8개월 전부터 교회당회에 방문계획을 알리고 이례적인 4주간의 연속휴가를 신청한것 부터 시작해서, 조금은 부담이 되었던 비행기값 모으기, 아이들을 준이엄마와 함께 한 달 먼저 한국에 보내는 방안 등, 휴가를 위한 준비는 아주 철저하게(?) 진행되었었습니다. 하지만...

4년만에 방문하는 한국은 저희들이 휴가라는 단어로 이번 방문을 표현할수 있는 정도의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준이엄마가 저보다 1달 먼저 한국에 들어간 이유는 그동안 준이엄마의 건강이 밤에도 긴잠을 못자는 세라의 고문(?)으로 인해 많이 약해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더구나 단 하루도 여유있게 잠을 못자는 것이 거의 1년이나 계속되면서, 제 스스로는 준이엄마가 먼저 휴식을 취해야, 세라 돌잔치와 친지방문등의 바쁜 일정이 제가 도착하면서 치러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두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단 한번도 산후조리며 산후 몸매관리를 해본 적이 없는 준이엄마가 출산전의 몸무게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잠고문을 통해 엄마의 몸매관리를 해준 세라의 덕(?)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장모님의 도움으로 준이엄마가 몇일만이라도 긴 잠을 잘 수 있다면, 나는 한달 동안 라면으로 때울수도 있다는 것이 저의 짧은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준이엄마가 떠나기 몇일 전, 저의 이런 단순한 잔머리는 여지없이 박살나고 말았습니다.

내 걱정 하지말고 먼저가서 좀 쉬라는 저의 말에 준이엄마는 저와는 다른 수준의 자기 계획을 말해주며 우는 것이었습니다.

자기는 한국가서 장모님이 세라를 좀 봐주면 성경을 더 읽고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능하면 요한선교단 등에서 하는 성경읽기 세미나 등에 참석해서 신앙적인 충전을 받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준이엄마의 육체적인 건강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준이엄마는 제가 신경을 쓰지 못하는 사이 영적으로 더 충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준이와 세라때문에 예배를 제대로 드리지 못한지가 5년, 그나마 영어로 드리는 예배의 테이프를 주중에 받아 설교를 다시 듣지만, 영적으로 마음에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이 영적인 충전이 되지는 못했었고, 한인교회 목사님의 집에서 신앙서적을 빌려서 읽었지만, 세라때문에 그나마 집중해서 읽지도 못해 여러모로 신앙적인 성장에 갈급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목회자로서 아내의 영적성장에 무관심했었다는 자책감과,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바쁘면 건너뛰는 가정예배만으로 신앙생활을 유지해 왔던 아내의 어려움등을 가름해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아내를 보내고도 참 부끄럽고 슬펐습니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몸이 않좋던 준이엄마는 한국에 가자마자 아이들의 감기와 자신도 감기에 걸려 별다른 휴식을 취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 피곤해서 목회지인 호주로 돌아가면, 우리의 사명인 목회에 지장을 준다는 생각에 나름대론 필사적으로(?) 누적된 피로를 풀고자 했었지만...어느덧 시간은 흘러버리고, 1월달이 되버렸던 것입니다.

제가 도착하면서, 저와 아내는 계획했던 행사들을 치르기 시작했습니다. 휴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아이들을 돌보고...그러다보니, 벌써 호주로 와야될 시간이 되더군요. 여러 교회에서 설교를 부탁하셔서, 사명으로 알고 거의 매주일 오후예배에 설교를 했었고, 비록 준이엄마는 여러가지 이유로 동행을 못했지만, 준이와 함께 전주, 송광을 거쳐 여수와 고창에도 친치와 은사님을 만나러 버스,기차로 여행을 다녀왔으며, 4주간을 무척 바쁘게 보내고 호주로 돌아왔습니다.

4주간의 휴가...
재중전의 시간...
가족들과의 재회...

지난 4주동안 분명희 저희들은 영적인 재중전의 시간을 계획만큼은 갖지 못했습니다.
특히 얼마전 지혜가 다음주에 성경읽기 세미나에 참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가 있을때 그런 세미나가 있었다면, 온 가족이 함께 갈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에 더욱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요한선교단에서 주최하는 성경읽기 세미나를 여러번 참석하면서 성경을 다시 이해하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성경을 일독하는게 한동안 소원이었는데...이야기를 들어보니 지혜도 같은 소원이 있더군요.
비록 저희는 계획했던 재충전의 시간을 충분히 갖기 못했다 하더라도 한국에 계신 가족들만이라도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길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가족들과의 재회를 통해 기쁜 소식들은 나눌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부족한 저희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환영해주신 친지여러분들과 가족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참으로 의미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시간들을 바탕으로 더욱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저희 가정과 여러분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오늘도 주안에서 평안하시길 기도하며...

워락에서 유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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